내 블로그를 여는 첫 글로, 지난 22개월의 군 생활 중, 이런 저런 이유로 준비하고 취득했던 자격증들에 대한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내가 군 생활동안 뭘 했나 돌아보는 것도 있지만, 혹여 부대 내에서 자격시험을 준비하려는 용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성한 것도 있으니, 혹시 이하 자격증들에 대한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댓글이나 쪽지 등을 남겨주길 바란다.
아, 참고로 필자는 서울 4년제 대학교 인문계열에 재학 중이며, 별 다른 공부 내력은 없다...그저 수능 공부만 열심히 해온 평범한 대학생일 뿐...
영어 공부 외에 (이하 자격증들과 관련된) 한자나 회계, 컴퓨터 등과 관련해서는 그냥 노베이스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1. 진흥회(現 한국한자실력평가원) 한자실력급수 2급
- 준비 기간: 2019.09.14. ~ 2019.11.22. (약 2달간)
- 준비 방법: 교재 및 기출문제
가장 먼저 준비한 시험은 진흥회 한자 2급.
한자 시험 관련해서는 어문회가 제일 알아주지만, 그만큼 난이도도 높다고 하길래 진흥회를 택했다.
어차피 포상휴가 + 대학교 졸업요건 충족 + 약간의 교양 공부가 목적이었기에, 굳이 어문회 주관 자격증을 딸 이유가 없었다.
- 공부방법
- 위에 링크걸어둔 교재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대대손손 한자 교육만 연구하신 분들이 쓴 교재인 것 같은데, '무작정 외워!'가 아니라 제자원리에 기반해 한자들을 풀이해준다. 또한, 수록된 한자들을 활용한 단어와 고사성어들도 함께 알려준다. (정확하지는 않으나 기출된 것들 위주로 구성된 것 같다.)
- 그리고 추가적으로 모양이 비슷한 한자들만 모아서 따로 정리해 복습했다. 아무래도 상형문자를 1000자 넘게 외우다보니, 모양이 헷갈리는 녀석들이 꽤 되더라.
- 그 이후에는 기출문제만 반복했다. 실제 시험을 치뤄보니, 기출과 겹치는 문제들이 꽤 되는 것 같았다.
- 꿀팁
- 군생활 하다보면 되게 자투리 시간들이 많다. (일명 담배 타임...) 이럴 때 마다 짬짬이 복습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에도 이 시험을 준비할 때는 수첩에 항상 한자를 적어놓고 다녔던 것 같다.
2. 컴퓨터 활용능력 1급
- 준비 기간: 19.12.01. ~ 20.02.11.(약 2달간)
- 준비 방법: 사지방에서 인강
두 번째로 준비한 건 취준생의 필수 자격증 컴활 1급.
사실 공군 입대하기 전, 총무 특기를 받기 위해 필기 시험을 합격했기에 (그리고 실기는 2번이나 치뤘는데 다 떨어졌기에...) 부대 내에서는 실기만 준비하면 되었다.
많이들 준비하는 자격증이기도 하고, 또 엑셀 부분은 실생활에 나름 도움도 된다고 생각해서 취득했다.
- 공부 방법
- 당연히 부대 내에서는 개인 PC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사지방 컴퓨터를 활용해 시험 준비를 했다.
- 근데 사지방 컴퓨터 특성상 컴퓨터가 꺼지면 완전 초기화되기 때문에, 한번 공부할 때 마다 오피스를 다시 깔아야만 했다...다행히 걱정한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더라...(체감상 10~20분 정도?)
- 사실 입대 전에 공부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수월히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니었으면...어쩌면 불합격했을지도...
- 꿀팁
- 컴활 실기 시험을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여러 회차의 시험을 연속적으로 신청하는 게 좋다. 생각보다 회차별 난이도 편차가 있다. 또, 컴퓨터가 채점을 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감점을 당해서 불합격하기도 하고... 나도 2회차를 연속으로 신청했고, 첫번째 회차는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불합격하고, 두번째 회차에서 합격했다...
- 이건 사지방 컴터에 관한 꿀팁인데, 사지방 컴터 중 초기화가 되지 않는 저장공간이 있다.(Windows OS 기준) 근데 이건 블로그에 공공연히 밝히기는 뭐하고...혹시 부대 내에서 컴활 실기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댓글이나 쪽지 등을 남겨주면 방법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3. 회계관리 2급 & 재경관리사
- 준비 기간: 20.04.25. ~ 20.05.22. (1달간, 회계관리 2급), 20.06.25. ~ 20.07.25. (딱 1달간, 재경관리사)
- 준비 방법: 부대 선임이 빌려준 교재(회계관리 2급), 재경관리사 카페 교재
컴활 실기 시험을 본 직후, 코로나로 인한 전군 휴가통제가 걸리게 된다...다시 생각해도 정말 힘들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당시 말년 휴가를 모으는 데 혈안이 되어있던 나는 20-1학기 군E러닝을 수강함(20.03.20 ~ 20.06.24)과 동시에 회계관리2급 시험에 도전했다.
회계관리 2급 자격증을 택한 이유는 쉬운 난이도(자격증별 가점 부여 문서가 내려온 초기에는 시험 난이도와 무관하게 자격증 하나당 포상휴가 하루를 줬다.)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회계 공부에 입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무래도 아직은 CPA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기도 하고, 또 주식 투자자로서 재무제표의 구성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 공부 방법
- 회계 관리 2급의 경우, 부대 선임이 공부하던 책을 빌려서 공부했다. 2급의 경우 회계 원리 내용들만 다루기 때문에, 따로 강의 없이도 충분히 공부할 만 했던 것 같다. 정 어려운 부분은 유튜브에서 찾아보는 식으로...
- 재경관리사의 경우 아무래도 세무회계, 원가관리 회계 내용까지 들어가다보니 공부량도 많고, 시험 난이도도 어려웠다... 그렇다고 인강을 듣기에는 인강 양도 너무 많고(아마 CPA를 준비하는 초석으로 재경관리사 시험을 다루는 강의들이 많은 것 같다.), 부대 내에서 인강을 듣는 게 쉬운 일도 아닌지라... 그래서 네이버 유명 카페에서 이론서 + 기출문제 + 50선 문제집을 구매해서 준비했다. 설명이 쉽게 잘 되어 있어, 회계관리 2급 수준의 회계원리만 알고 있으면 충분히 이해할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 꿀팁
- 앞서 말했듯 당시에는 자격증 난이도와 무관하게 휴가 하루를 줬기에 회계관리 2급을 준비했지만, 지금처럼 자격증별 인정 학점을 기준으로 가점을 차등부여하는 시스템 하에서는 회계관리 2급이 아니라 회계관리 1급 + 재경관리사 조합으로 준비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회계관리 1급을 취득했다면, 거기에 원가관리 회계만 추가로 공부하면 재경관리사 시험 범위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
- 다만, 회계 원리를 모르면 1급 및 재경관리사 공부가 어려울 수 있으니 회계원리만 가볍게 이해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 사실 재경관리사 시험은 한달 잡고 공부하기에는 조금 빡센 느낌이 있다...솔직히 나같은 경우에도 운이 좋아서 한번에 합격했지, 조금만 삐끗했으면 나가리였다. 나처럼 회계 분야에 문외한이라면 최소 1달 반~2달 정도는 넉넉히 잡고 공부하길 바란다.
4. 비서 1급
- 준비 기간: 20.11.01. ~ 20.11.05. (단 5일간!)
- 준비 방법: 기출문제...
이 시험은 정말로 가점을 위해 공부했다...
난이도는 쉬운데 비해 가점은 10점이나 줬기 때문에...말년 직전 가점이 애매하게 남은 나에게 가점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더군다나 컴활, 워드 등의 상공회의소 주관 자격증이 있으면 실기 시험을 면제해줬기에, 더 가벼운 마음을 도전할 수 있었다.
그나마 효용성을 찾자면, 나중에 직장생활할 때 비즈니스 매너(연회복장, 테이블매너 등)를 익힐 수 있다? 일상적인 교양(메일의 CC 기능, 등기우편의 종류 등)을 익힐 수 있다 정도?
- 공부 방법
- 그냥 기출문제 몇 개 프린트해서 답지보면서 정답 고르고, 이게 왜 답인지 이유를 찾아나가는 식으로 공부했다.
- 기출문제 선지들을 비교하고, 정 없으면 초록창에 검색하는 식으로 공부하다보니 어느 정도 감이 잡혔던 것 같다.
- 정 모르겠으면 네이버 비서 시험 카페에다가 물어보면 된다. 다들 친절하게 잘 알려주신다.
- 꿀팁
- 이 시험이 과락 40, 평균 60만 넘으면 되는 시험인지라, 3과목 영어과목에서 많은 점수를 따 놓으면 평균점이 올라가 합격하기가 쉽다. 따라서 어느 정도 영어 베이스가 있다면 쉽게 취득할 수 있을 것이다.
- 1과목의 경우, 주관적인 부분이 너무 많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비서의 마음가짐을 익힌다는 식으로 감을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 회계관리 2급 수준의 회계 지식도 있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가끔식 재무제표, 회계원리 관련 문제들이 출제된다.
- 21년부터는 비서 시험도 상설로 바뀐다고 한다. 컴활이나 워드 자격증이 있고, 영어 점수가 어느 정도 나오는 용사라면 정말로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쉽게 가점을 얻어갈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나는 군생활 동안 총 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4일의 포상휴가를 추가로 얻어 말년을 좀 더 길게 나갈 수 있었다...
그 시간을 고시 등에 쏟았다면 더 나았다는 후회도 가끔 들기는 하지만, 위 자격증들이 모두 유효기간이 없는 자격증들인지라 나중에 취업 준비할 때에도 그대로 쓸 수 있으니까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자격증 준비하다보면 시간도 잘 가고, 스스로 뭔가를 해냈다는 만족감도 생기고, 무엇보다 휴가가 모인다!
혹여 이 글을 보고있는 복무중인 용사가 있다면, 위 자격증들에 한번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전하며, 이만 글을 줄인다.
'etc. > 각종 후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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